솔거미술관, 벚꽃 구경은 좋지만 북적이는게 싫다면.

4월의 시작과 함께 경주 벚꽃도 시작.
경주 유명 벚꽃 스팟이 많지만,
한적하고 분위기 있게 벚꽃을 즐기고 싶다면, 솔거미술관.

솔거미술관은 경주엑스포공원 내에 있다.​
경주엑스포공원 서편주차장에 주차하고 정문 매표소 쪽에서 표를 산다.
엑스포통합권을 구매하면 공원, 솔거미술관, 경주타워 모두 관람할 수 있다.

보통권 대인 12,000 / 소인 10,000
경주시민(신분증) 대인 8,000 / 소인 6,000

솔거미술관은 경주타워 뒷쪽에 있다.
경주타워를 지나면 솔거미술관 표지판이 나오니 벚꽃을 즐기면서 천천히 따라가면 된다.

솔거미술관 둘레길이 먼저 마중 나온다.
꽃도 이쁘고 날씨도 좋아서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아본다.
커다란 정원을 통으로 빌린 것처럼 고요하고 한적해서 뜻밖의 힐링 타임.

​둘레길을 한 바퀴 돌면 자연스레 솔거미술관 입구에 도착한다.

신라한향 新羅韓香
Scent of Korea in Silla
신라에서 펼쳐지는 한국의 향기

2025. 10. 22 ~ 2026. 5. 17
매일 오전 10시 ~ 오후 6시

신라한향은 신라 모티브를 네 명의 작가가 재해석해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한 전시다.

김민 작가의 한지 회화 작품.
앞쪽에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 그림이 있고, 약간 뒷쪽에 석굴암 본존불 그림이 있다.
현실에서 이 셋을 한눈에 마주할 일이 없지만, 이미 우리들의 머릿속에 익숙해서 설득력이 있다.
신라 석조 예술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세 작품을 한 공간에서 다른 재질로 마주할 수 있다.

박선민 작가는 유리공예로 신라의 오층탑과 유리병을 재해석 했다.
오층탑이긴 하지만 감은사지에 있는 쌍둥이 삼층석탑을 연상케 했다.
묵직하고 단아한 탑의 라인이 닮은듯.
탑의 층층이 다양한 형태와 색의 유리병들이 놓여있다.
탑의 중앙부에서 쏟아져나오는 빛이 유리병을 통해 투사되면서 아름답고 신비한 느낌을 준다.
뒷편의 원형 거울을 통해 탑과 유리병이 비친다.
이 지점에서 다시 감은사지의 쌍둥이 석탑이 떠올랐다.

왼쪽 – 작품 제작에 사용된 유리 재료
오른쪽 – 폐유리병 재가공을 통한 고대 구슬 재현
재가공이 가능한 유리의 물성을 이용해 지속 가능한 공예를 이어간다는 설명에 깨달음이.
신라와 현재는 이렇게 연결되어 우리와 만나고 있는 게 아닐까.

제 3전시실, 내가 풍경이 되는 창.
솔거미술관은 아름다운 공원 풍경을 활용한 건축적 매력이 뛰어난 곳이다.
전시실을 이동하는 중에도 창 바깥의 풍경을 가득 눈에 담을 수 있다.

솔거미술관은 박대성 화백이 경주 남산 작업실에서 만들어낸 독창적인 수묵화 작품들을
조건 없이 기증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박대성 화백은 미술관 설계자로 승효상 건축가를 추천했고,
‘빈자의 미학’ 건축을 제창한 승효상 건축가의 작품으로 솔거미술관이 지어졌다.
전시된 작품 뿐 아니라 미술관 전체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까지 모두가 작품.

송천 작가는 불화佛畵에 현대적 감각을 불어넣었다는 느낌.
왼쪽의 성모마리아, 오른쪽의 관세음보살.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조합.
하지만 이렇게 마주하니 인자한 모습이 닮았다. 동서양 모성의 상징 두 분의 조우.
천 사이로 아련히 보이는 것은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
향내 나는 사찰에서, 혹은 핀 조명 아래에서 불화를 보다가 이렇게 감각적으로 불화를 마주하게 되는 묘한 경험.

박대성 작가의 거대 수묵화 ‘코리아 판타지’
전시장 한쪽 벽면을 꽉 채우는 사이즈에다가 라운드로 둘러 있어서 가운데 서서 그림을 마주하면 압도되는 느낌.
이 거대 수묵화를 박대성 화백의 힘 있는 붓끝으로 꽉꽉 채웠으니 그 에너지가 대단하다.
반구대 암각화에서부터 신라 천마도까지.
금강산에서 한라산 백록담까지.
한국사 교과서를 총망라해 놓은 것 같은, 교향곡 of 코리아.

전시 끝에 박대성 화백의 작업실 ‘불편당’을 재현한 공간을 만날 수 있다.
불편당不便堂이라 이름 지은 이유는 예술가로서 자기 수양과 긴장감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한다.
사진으로 만난 박대성 화백은 굳게 다문 그의 입술처럼 강직한 모습.
‘영원 속에 찰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찰나 속에 영원이 있다.’

신라한향을 뒤로하고 솔거미술관을 나오니 경주타워가 눈에 들어온다.
사실 경주타워는 황룡사 9층목탑의 실제 높이를 재현한 82m라, 보문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오늘은 경주타워 전망대까지 둘러보기.

보문 전경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온다.
거의 360도로 보문 뷰를 볼 수 있어서 기왕 엑스포통합권을 샀다면 전망대도 가보시길.

8세기 서라벌은 이런 모습.
신라왕경 모형도 13년 만에 새단장.
황룡사, 분황사, 월성, 교촌마을, 첨성대, 월정교 등 찾는 재미가 쏠쏠.


오랜만에 경주엑스포공원 안쪽으로 들어와 보니 APEC 덕분에 새로운 건물도 생기고 공원도 더 깔끔해진 느낌.
공원 관리가 워낙 잘 되어 있어 산책하기 좋다.

반려동물 친화적이기도.
반려동물 웰컴센터에서 펫유모차, 캐리어 등 대여도 가능하고, 반려동물 놀이터 펫피아도 있다.
가족 방문은 물론, 강아지와 동반 방문도 가능하니
북적거리는 핫스팟이 아닌 벚꽃 스팟을 찾으신다면, 솔거미술관, 경주엑스포공원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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