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이쁜이




뾰루퉁한 눈을 가진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마당 있는 주택에 살게 되면서
배고픈 어떤 살아있는 것도 보지 못하는 엄마 덕분에
길고양이 밥 담당이 되었다.
매일 대면대면 하는 사이가 되다 보니
점차 낯익은 고양이도 생기고 각자의 성격도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집 마당을 들러갔던 길고양이 중에 가장 미모가 빼어났던, 이쁜이.
급기야 이름까지 붙여주게 되었다.
고양이 소식을 재밌어 하는 엄마에게 구분하여 전하다 보니
“왜 있잖아, 젤 이쁘게 생긴 애.”
현관 앞에서 빚쟁이 마냥 늘어져 있던 녀석이 얄밉기도 했는데
사계절을 호의호식 하던 이쁜이는 어느 날 자취를 감추었다.

밥 먹으러 오는 길고양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던 때라
시원섭섭한 마음이었는데.
이쁜이 사진이라도 담아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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